나의하루 다치바나 다카시 2016/12/08 14:51 by 장딸

오키나와에서도 책방에 들르겠다고, 기어코 대형서점을 찾아 츠타야 서점에 들어갔다.
시부모님을 끌고, 아이들을 끌고 입성했는데 기대이하였다. 일반서적이 차지한 공간은 너무 작았고, 카페와 아이들이 노는 공간(키즈까페처럼 대형 놀이기구들이 있음)이 더 커보였다. 그리고 그보다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한 것은 코믹스였다. 만화책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보고는 오히려 생각이 달라졌다. 지금껏 내가 들은 것은 일본인이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는 것이었는데..지하철에서도 책읽는 사람은 딱 한사람이었고 대부분은 한국처럼 스마트폰을 쳐다보고 있었다.

츠타야에서 다행히, 둘째가 어떤 책을 발견해서 들고왔다. 백만번 산 고양이. 둘째가 어린이집에서 좋아하는 책이라 얼마전에 광화문집회 전에 들른 길담에서 그책을 보고는 현장구매한 책이었다. 그리고 그날 오후, 거리에서 만난 첫째 아들의 친구에게 그 책을 선물로 주었다. 책의 내용은 어린이책이라기엔 살짝 기묘한데, 둘째가 그책을 많이 좋아해서 그게 아이에게도 잘 전달이 되는건지 신기한 책이었다. 그책의 원본을 거기서 만난 것이다. 올레!를 외치고 아동코너를 훑으니 100층짜리 집, 도토리 마을 시리즈, 구리구라 시리즈, 토끼의 의자, 불만이 있어요, 이게 정말 xx일까 시리즈...정말 많은 책들이 있었다. (한국 아동서적의 많은 부분을 일본에서 가져온다는 것도 새삼 느낌) 그 중 두권을 샀다. 길담에서 하는 일본어 초급 강좌를 시작하려다가 도저히 시간을 맞출수가 없어서 결국 포기했는데, 언젠가 들을 것이다.

학부때 일본어를 듣고 싶었다. 라틴어, 중국어, 스페인어, 이태리어를 듣던 중에 일본어도 당연히 궁금했는데, 놀랍게도 서울대에는 일어과가 없었다. 선배들 말로는 동경대에도 한국어과가 없는데, 서로 라이벌의식으로 안만들고 있는건가? 하는 것이었다. 지금은 생겼을지 모르겠는데 당시로서는 좀 충격이었다. 하여간에 그리하여 나는, 일본어는 전혀 접할 기회가 없었다. 당시만 해도 일본 영화는 교내 과방에서나 볼 수 있었던 시대니까. 

츠타야에서 씁쓸하게 아이들 책 두권만 들고 나오면서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이 읽고 싶어졌다.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를 본 뒤 나는 진짜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몇년 전 새로 나온 그의 책 '知의 정원'은 그야말로 명문으로 가득해서, 츠타야에서 나오는 길에 그 책이 읽고 싶어진 것이었다. 내가 체감한 일본 서적은 영 이상한데...책의 괴물 다치바나는 과연 일본 독서문화에 대해 뭐라고 해놨을까.

집에 와서 '知의 정원'을 단숨에 읽고, 다음날 알라딘 합정에 아들과 함께 갔다. 다치바나의 책을 있는대로 모두 쓸어왔는데, 그 중 '도쿄대생은 바보가 되었는가'는 무섭도록 우리나라와 일치한다. '한국은 일본을 따라가는가'에 대해 쓸 말이 있는데, 지금은 아들이 학교에서 올 시간이므로, 다음에 다시 남겨야겠다.



덧글

  • 2016/12/16 09:4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7/01/06 14:1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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